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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현대불교] [3.1운동 100주년] 볼만한 3.1운동 기념전시
이름 관리자 작성일 2019-03-06 / 조회수 25728
[3.1운동 100주년] 볼만한 3.1운동 기념전시


 유물로 되살아난 독립운동가 ‘기개’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이를 기념하는 각종 전시가 전국적으로 열린다. <조선 독립의 서>로 알려진 만해 한용운 스님의 <조선 독립에 대한 감상의 개요> 육필원고를 비롯해 대형사찰 스님들의 대대적인 만세운동 근거자료, 독립운동가들이 후손에게 남긴 각종 유물까지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을 펼친 선조들의 기개를 한눈에 느낄 수 있는 기념전시가 다채롭게 마련됐다. 수많은 행사 중 불자들이 가볼만한 전시를 추려봤다. 정리=윤호섭 기자


만해 스님이 3.1독립운동으로 인해 수감 중일 때 일본인 검사의 요구에 답한 '조선 독립에 대한 감상의 개요' 육필원고. 예술의전당 제공
 만해 스님이 3.1독립운동으로 인해 수감 중일 때 일본인 검사의 요구에 답한 '조선 독립에 대한 감상의 개요' 육필원고. 예술의전당 제공


예술의전당(서울)

 예술의전당은 4월 21일까지 서울서예박물관에서 3.1독립운동·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서화미술특별전 ‘자화상(自畵像)-나를 보다’를 개최한다. 이 전시에는 등록문화재 제664-1호로 지정된 ‘3.1독립선언서(보성사판)’를 비롯해 독립운동가와 근대 인물들의 친필, 20세기 한국의 대표적인 서화미술 작품들이 다수 공개된다.



 무엇보다 불자들이 눈여겨볼 부분은 3.1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만해 한용운 스님의 친필 원고가 일반에 최초 공개된다는 점이다. 전시에는 만해 스님이 3.1독립운동으로 인해 수감 중일 때 일본인 검사의 요구에 답한 <조선 독립에 대한 감상의 개요> 육필원고와 같은 시기 민족대표들의 소회를 받아 남긴 <3.1독립운동 민족대표들의 옥중시(諸位在獄中吟)>가 최초로 공개된다.



 그간 만해 스님의 육필원고는 <조선 독립의 서>라는 제목으로 출간돼 내용은 잘 알려졌지만 육필 공개는 처음이다. 당시 마흔 살이던 만해 스님이 작성한 이 글은 한자와 한글을 혼용, 총 53장 분량에 걸쳐 조국 독립의 의미를 담았다. 만해 스님은 “자유는 만유의 생명이요 평화는 인생의 행복이라”로 시작하는 이 글을 통해 일본의 침략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조국의 독립을 확신했다.



 민족대표들의 시 모음글인 <제위재옥중음> 또한 3.1독립운동으로 감옥에 갇혔던 민족대표, 출소 후 다양한 삶의 궤적을 그려나가는 이들의 옥중소회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 글 역시 만해 스님이 민족대표들의 한시를 받아 옮겨 적은 것으로, 만해뿐만 아니라 길선주·김선두·백용성·최남선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외에도 전시에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선포된 1948년 8월 15일 백범 김구가 경교장에서 남긴 친필 ‘한운야학(閒雲野鶴)’이 최초 공개된다. 이 유물은 백범의 주치의이자 미술컬렉터였던 수정 박병래(1903~1974) 선생이 보관하던 것을 성베네딕도 수도원이 이어받아 이번 전시에 처음 공개한 것이다. ‘한가로운 구름 속 들판 위의 학’이란 뜻의 한운야학은 남북 통합정부 수립이 어려워진 상황에 대한 백범의 안타까운 심정을 담은 것으로 전해진다.



 입장료는 성인 5천원, 청소년·어린이 3천원이며,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네이버 등에서 예매 가능하다. 전시기간 중 매일 2회(오후 2시·5시) 도슨트가 진행되며, 전시기획자가 직접 설명하는 큐레이터 도슨트도 주 1회 운영된다. 3월 9일부터는 매주 토요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02)580-1300




만해 스님이 1937년 후학 김재선의 부탁을 받아 남긴 친필과 수인(手印). 이 글의 목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예술의전당 제공

 만해 스님이 1937년 후학 김재선의 부탁을 받아 남긴 친필과 수인(手印). 이 글의 목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예술의전당 제공


범어사(부산)

 부산 범어사성보박물관은 부산근대역사관과 함께 공동기획 특별전 ‘저항×2 범어사 3.1운동과 명정학교’를 6월 9일까지 100일간 범어사성보박물관 전시실과 부산근대역사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부산지역의 대표적 만세운동인 범어사 만세운동을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제1부 민족교육의 산실, 명정학교 △제2부 범어사 만세운동의 주역들 △제3부 범어사 만세운동의 후원자들로 구성된다.



 제1부에서는 범어사 만세운동과 만세운동의 주역을 배출한 명정학교, 지방학림에 대해 소개한다. 범어사 조사에 따르면 범어사 만세운동을 함께한 명정학교와 지방학림 학생들은 당시 16~27세에 불과한 젊은 나이였다. 이들은 6개월에서 2년의 옥고를 치르고, 일제총독부는 학교를 폐교하며 보복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야학과 유치원을 개설해 민족교육을 이어왔으며, 광복 이후 기금을 모아 1947년 현재의 금정중학교 명칭으로 1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2부에서는 김법린(법산당 법린), 김영규(석우당 영규) 등 범어사 만세운동의 주역을 소개한다. 이들은 옥고를 치른 이후에도 1922년 범어사 3.1동지회를 결성하는 등 광복을 향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제3부는 만세운동을 뒷받침한 후원자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오성월 스님을 비롯해 한혼해(혼해당 찬윤), 이담해(담해당 덕기), 김경주(영담당 경주) 등은 범어사 수선결사운동을 강화해 일본불교의 침투를 저지했다. 이와 함께 범어사 지도부는 명정학교와 지방학림을 세워 근대민족교육과 불교개혁운동을 이끌었다.



 이번 전시는 그간 연구가 미진했던 범어사 3.1만세운동의 제1차 시위 일자에 관한 자료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법린의 회고록을 비롯한 각종 사료를 통해 부산 최초 만세운동이 3월 11일 일신여학교(현 동래여고)가 아닌 3월 7일 범어사라는 점을 대중에게 알린다는 취지다. (051)508-6139




1919년 해인사 만세운동의 중심지 홍하문의 옛 사진. 홍태현 스님 등 200여 명의 군중이 동참했다. 해인사 제공
 1919년 해인사 만세운동의 중심지 홍하문의 옛 사진. 홍태현 스님 등 200여 명의 군중이 동참했다. 해인사 제공


해인사(합천)

 합천 해인사성보박물관은 6월 30일까지 기념특별전 ‘號國호국, 나라의 독립을 부르짖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사명대사의 항일 구국사상을 계승한 해인사 스님들의 독립운동과 민족대표 백용성 스님의 독립운동, 전통불교 수호활동, 해인사 인근 3.1운동을 소개하고자 기획됐다.



 전시에서는 일본의 만행인 ‘해인사사건’ 이후 새로 세워진 사명대사비를 비롯해 해인사 지방학림 스님들이 독립선언서를 출가사찰에 배포한 사실, 해인사 홍하문 앞에서의 3.1만세운동, 기사로 본 스님들의 독립활동, 백용성 스님의 업적 등이 담긴 자료가 공개된다.



 해인사사건은 1942년 12월 합천경찰서장이 친일승려 변설호의 밀고에 해인사 스님들을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검거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고경 스님과 환경 스님이 학인들에게 임진왜란 당시 승병장이었던 사명대사와 왜장 가등청정 간의 애국적 일화를 가르쳤다는 것을 빌미로 사명대사의 진영을 훼손하고, 비문의 내용이 불온하다는 이유로 사명대사비를 네 조각으로 파손했다. 스님들은 일본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으며, 고경 스님은 모진 고문 끝에 입적했다. 이에 해인사는 1947년 환경 스님 발의로 사명대사비를 새로 세웠으며, 방치돼 있던 사명대사비는 1958년 접합했다.



 전시에서는 해인사 스님들이 독립운동에 기여한 활동을 엿볼 수 있다. 해인사 스님들은 서울의 3.1운동 소식이 전해지자 등사판을 모아 독립선언서 3100벌을 인쇄, 각 출가사찰을 중심으로 선언서를 배포하며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특히 홍하문 밖에서는 3월 31일, 홍태현 스님과 지방학림 스님 등 200여 명의 군중이 봉기해 독립만세시위를 펼쳤다. 특별전에는 홍태현 스님 등 해인사 스님들에 대한 판결문 등이 전시된다. (055)934-3150


일본 경찰에 의해 파괴됐다가 광복 이후 접합된 해인사 사명대사 석장비(보물 제1301호). 해인사 제공
 일본 경찰에 의해 파괴됐다가 광복 이후 접합된 해인사 사명대사 석장비(보물 제1301호). 해인사 제공



국립공주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은 4월 14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특집전 ‘충남의 독립정신’을 개최한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충남지역 독립운동의 의미를 조명하고자 기획된 이번 전시는 광복 이후 백범 김구가 충남의 독립운동가들을 추도·참배했던 일정으로 구성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전시에는 윤봉길 선서문(보물568-1호), 윤봉길 회중시계(보물568-2호), 유관순의 유일한 유품인 삼색 뜨개모자 등 독립운동 고나련 사료와 유물 32점을 선보이며, 이외에 임시정부 관련 각종 사진자료들도 전시된다.



 전시는 △제1부 충忠·의義를 기리며 △제2부 3.1운동을 기리며 △제3부 다양한 항일투쟁과 통합이라는 3개의 주제로 꾸며졌다. 1부에서는 한말 충·의 정신을 바탕으로 조선의 복국을 위해 힘쓴 김복한(1860~1924)과 최익현(1833~1906)으로 대표되는 호서지역 유림의 항일의병 활동을 조명한다. 최근 충남 도지정문화재로 고시된 채용신(1850~1941)의 ‘최익현 초상화’와 ‘최익현 유배도’ 등이 전시된다.



 2부에서는 천안 아우내장터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한 16세 유관순과 호서지역·영남지역 유림들이 함께 추진한 파리장서운동을 조명한다. 또한 충남지역 3.1운동 전개양상과 봉화만세운동의 특징을 살핀다. 백범 김구의 ‘유관순 추도사’를 직접 볼 수 있다.
 


 3부에서는 윤봉길(1908~1942), 김좌진(1889~1929), 이동녕(1869~1940) 등의 의열활동, 무장투쟁, 임시정부 활동에 몸담은 인물들을 살피고, 독립정신을 알아본다.



 이와 함께 국립공주박물관은 ‘나만의 태극기 만들기’ ‘횃불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전시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041)850-6363


2019.03.01 13:38

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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