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성보박물관

범어사 성보박물관(관장 경선 스님)은 박물관 신축 추진을 기념해 소장유물도록 제작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 첫 번째 결실로 <범어사의 전적(典籍)>이 최근 발간됐다.

범어사 성보박물관은 14세기 간행본 <삼국유사> 권4~5를 비롯해 1000여 종의 전적을 소장하고 있다. 주요 불경과 해설서부터 시작해 불가에서 지켜야할 계율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 수행을 위한 책, 이치를 깨우치고 깨달음을 얻기 위한 책을 비롯해 전통적인 불교의식과 작법에 대한 방법을 담고 있는 역대 조사(祖師)들의 행적과 어록을 통해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책 등 전 시기에 걸친 다양한 전적들이다.

소장유물도록 제작사업 첫 결실 '범어사의 전적' 삼국유사 등 100종 담아

이번에 출간된 <범어사의 전적> 도록에는 이 가운데 <삼국유사>권4~5(보물 제419-3호)를 포함한 100종을 선별해 책에 담았다. 유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경성대 김철범 교수의 논고와 전문가들의 기고를 함께 실었다. 범어사 성보박물관은 앞으로 불화, 불상 등의 소장유물 도록을 계속해 발간해 나갈 계획이다.

<범어사의 전적>은 7부의 주제로 구성돼 있다. 1부 ‘보물이 된 부처의 가르침’에서는 범어사가 소장하고 있는 전적 중 보물 4종과 부산광역시 지정문화재를 소개한다. 2부 ‘나는 이와 같이 들었노라’에서는 한국불교사상 수립에 크게 영향을 미친 여러 불경과 해설서를 담고 있다.

3부 ‘보살행의 길’에서는 불경 중에서도 불가의 계율서인 율장(律藏)과 불교의 주요 교리를 논술한 일종의 교리서인 논장(論藏)을 이야기한다. 4부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은 선을 수행하기위한 선서(禪書)를 소개하고 있다.

5부 ‘일상생활이 모두 작법’에서는 일상 신앙생활과 제사, 장례 등 불교 의식절차를 담은 의례서를 실었다. 6부 ‘마음을 가지고 부처를 구하지 말라’에서는 조사와 선사(先師)들의 일생과 행적, 가르침을 담은 경전을 게재했다. 7부 ‘동래부 금정산 범어사 개간’에서는 범어사가 주관하여 간행한 전적을 책판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이번 도록은 어려울 수 있는 불교경전을 비롯한 고문헌을 가능한 한 쉽게 소개하고 있어 역사적·사상적·문헌사적 의미가 깊은 우리 정신문화의 가치 보존과 전승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범어사 성보박물관장 경선 주지스님은 “이번 전적 도록 발간을 계기로 많은 분들이 도록에 쉽게 다가가고, 고문헌에 담긴 뜻깊은 이야기에 좀 더 관심을 가지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소장하고 있는 많은 유물을 연구해 그 가치를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의 051-508-6139.

범어사 성보박물관 ‘책’에 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