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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가장 오래된 '삼국유사'와 마주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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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
관리자 |
작성일 |
2018-06-06 |
/ 조회수 |
24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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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학진흥원이 최근 판각한 <삼국유사> 인경본들. 범어사 성보박물관 제공
<삼국유사>의 가장 오래된 판본 중 하나가 부산 범어사에 있다. 그게 바로 조선초기본이다. 대중(大衆)이 이걸 볼 기회가 생겼다.
부산 범어사 성보박물관은 2018년 부처님오신날 특별전으로 <삼국유사(三國遺事)>의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삼국유사> 진본을 만나다' 전을 6월 말까지 연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범어사가 소장하고 있는 1394년 간행본 <삼국유사 권 4~5>를 만날 수 있다. 보물 제419-3호로 지정돼 있는 범어사 소장본은 권 4~5를 1책으로 묶은 조선초기본으로, 현존하는 판본 중 가장 일찍 만들어졌고 상태도 우수하다. 특히 권 5의 시작 부분에 <삼국유사>를 집필한 장소인 경북 군위의 '인각사(麟角寺)'와 저자 '일연(一然)'의 이름이 표기돼 있어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이는 범어사 소장본에서 최초로 확인된다.
 | | 1394년 간행된 범어사 소장 <삼국유사 권 4~5> 표지. |
이번 특별전에는 범어사 소장본 외에 국학진흥원이 현존하는 <삼국유사> 판본들을 비교·대조해 최근 새로 찍은 1394년 인경본 완질과 1512년 인경본 완질도 함께 전시된다. 1394년 판본은 연세대 박물관이 권 1~2를, 범어사가 권 4~5를 소장하고 있다. 권 3은 개인 소장이다. 1512년 판본은 서울대 규장각과 고려대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국학진흥원은 이들 판본을 바탕으로 새롭게 판각해 조선 초기와 중기의 <삼국유사> 인경본을 만든 것이다. 불교 사찰로서는 범어사가 유일하게 <삼국유사>를 소장하고 있다.
<삼국유사>는 고려시대 일연스님의 저작으로, 김부식의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없는 기록들이 많이 수록돼 있으며, 당시 원의 침략에 저항할 수 있는 민족적 자긍심을 갖게 한 불교 역사서로 의미가 깊다. 책의 구성은 신라 경문왕의 귀에 관한 설화인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와 같은 익숙한 이야기를 비롯한 신화와 교훈적 민담 등을 담은 총 5권, 9편으로 구성돼 있다.
범어사 소장본인 <삼국유사 권 4~5>에는 5편에서 9편까지의 얘기가 실려 있는데, 고승들의 일화와 스님들의 신비한 사건 및 효행 설화 등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5편 '의해(義解)'는 인도로 불법을 구하러 떠난 승려들의 행적을 전하고 있으며, 6편 '신주(神呪)'는 밀교 승려들이 재앙을 물리친 일을 기록하고 있다. 7편 '감통(感通)'과 8편 '피은(避隱)'은 승려와 일반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9편 '효선(孝善)'은 효에 대한 이야기를 실었다.
특히 <삼국유사> 권4의 5편에 들어 있는 '의상전교(義湘傳敎)'에는 의상대사가 열 곳의 절에 교를 전하게 해 화엄십찰을 창건하는 내용이 나오고, 이 가운데 '금정지범어(金井之梵魚)' 즉 금정산 범어사가 들어 있음이 언급돼 있다.
이번 '<삼국유사> 진본을 만나다' 특별전에는 또 <삼국유사>의 간행 배경 및 과정을 비롯해 <삼국유사> 내용 중 '원효불기', '의상전교'를 번역한 영상자료를 상영하고 있어 관람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범어사 성보박물관 이정은 학예연구실장은 "이번 특별전은 <삼국유사>를 막연히 교과서에 나오는 딱딱한 옛 서적이 아니라 오랜 전통과 역사를 지난 문화유산이자 부산의 대표적 유물로서 인식하고 만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18.05.31 19:10
백태현 선임기자 hy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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