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성보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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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불설대보부모은중경

朝鮮(1562年), 木板本, 26.3×18.7㎝, 釜山廣域市 指定 有形文化財 第36號.

 

梵魚寺 佛說大報父母恩重經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36호

지정일: 1999.11.19



 『범어사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은 1562년(명종 17) 안동시(安東市) 하가산(下柯山)[현재의 학가산] 광흥사(廣興寺)에서 간행한 목판본을 인경(印經)한 이후 현재 범어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된 조선 전기의 한역(漢譯) 불교 경전이다.(범어사 소장본에는 한역자가 누락되어 있다.)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은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ㆍ『은중경(恩重經)』이라고도 하며, 한량없이 크고 깊은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도록 가르치는 불교 경전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일본 등 동아시아의 유교 문화권에 널리 유통되었다.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은 구마라집이 번역한 것으로 전하고 있지만, 내용으로 볼 때 불교가 중국의 유가사상 영향을 받아 유가사상의 뿌리가 깊은 중국 사회의 현실적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효(孝)를 주제로 한 경전이 필요했던 시대적 요구에 의해 편찬된 경전이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은 1300년(충렬왕 26)과 1381년(우왕 7) 등 고려 후기에 목판본으로 간행되었고, 조선 시대에도 태종과 세종 때를 이어 여러 차례 조성되었다. 조선 중기 이후에는 언해본도 출판되었다. 그 중 범어사에 소장된 『불설대보부모은중경』목판본 1권 간기에 의하면 1562년(명종 17) 안동 하가산 광흥사에서 『장수멸죄호제동자다라니경(長壽滅罪護諸童子?羅尼經)』[일명:『장수멸죄호제동자경(長壽滅罪護諸童子經)』ㆍ『장수경(長壽經)』] 등과 함께 조성된 목판본을 인경한 경전이라 한다. 본 목판의 인경본은 충청북도 단양군 영춘면 소백산에 위치한 구인사(救仁寺)에도 선장본[충청북도 유형 문화재 제257호]이 현존하고 있다.

『범어사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은 1권 1책이며, 다섯 구멍을 뚫고 실로 꿰매는 전통 방식의 선장본(線裝本)이다. 규격은 26.3×18.7㎝ 및 19.2×15.2㎝이다. 판본 형식은 사방을 한 선으로 둘러싼 사주 단변(四周單邊)이며, 본문에는 개별 행 사이에 계선(界線)이 없다. 반엽(半葉)의 행자 수는 8행 16자이다. 반으로 접히는 가운데 부분인 판심은 상하 내향 흑어미(上下內向黑魚尾)[물고기 꼬리 모양의 검은 두 개 어미 가운데 위 어미가 아래쪽, 아래 어미가 위쪽을 향하는 형태]이며, 판심의 위아래에 검은 선이 있는 흑구(黑口)이다. 판심제는 부(父)+장차(一·二)이다.

표지 제목은 ‘은중경(恩重經)’이며, 제1장에는 권수제인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을 이어 ‘요진삼장사문 구마라집 봉조역(姚秦三藏沙門 鳩摩羅什 奉詔譯)’과 같이 한역자 등의 내용이 생략되고, 본문 내용이 바로 이어지고 있다. 13장 등에 그림이 있으며, 마지막 장의 다음 장부터는 인도 카피시[계빈국(?賓國)]의 승려 불타바리(불타파리(拂?波利)ㆍ불타파리(佛?波利))가 한역한 『장수멸죄호제동자다라니경』이 이어진다. 『장수멸죄호제동자다라니경』의 권미제 다음에는 ‘가정사십일년임술 유월 일 경상도 안동지 하가산 광흥사(嘉靖四十一年壬戌 六月 日 慶尙道 安東地 下柯山 廣興寺) …… 은중경(恩重經) …… 개판(開板)’이라는 간기(刊記)가 표기되어 있다. 범어사에 전하는 이 책은 《지반문(誌般文)》《장수경(長壽經)》《초심계문(初心誡文)》《발심장(發心章)》등 여러 경전과 함께 간행한 책으로 고판본에 해당된다.

『범어사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의 특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부모의 은혜를 구체적으로 열 가지 큰 은혜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며, 둘째는 어머니가 자식을 잉태하여 10개월이 될 때까지를 1개월 단위로 나누어 고찰하는 등 매우 과학적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고, 셋째는 아버지보다 어머니의 은혜를 두드러지게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며, 넷째는 『효경(孝經)』이 자식의 효도를 강조한 것인데 비해 이 경은 부모의 은혜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는 신라시대부터 전해졌던 흔적을 볼 수 있지만, 현재 문헌으로 전하는 것은 고려 말기의 것이 남아 있다. 특히 유교사회였던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초기부터 삽화를 곁들인 판본이 많이 간행되었고, 조선 중기 이후에는 언해본이 출판되기도 하였다.

언해본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553년(명종 8) 경기도 장단 화장사(華藏寺)에서 개판한 것이며, 변상도(變相圖)의 완벽함과 섬세함에 있어서는 정조(正祖)가 부모의 은혜를 기리기 위해 개간하고 김홍도의 그림이 첨가되어 있는 수원 용주사(龍珠寺)의 것을 꼽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수십 종의 판본이 전하는데, 모두 효를 강조함으로써 불교에 대한 탄압 속에서도 조선사회 저변에 불교를 전파하려고 하였던 불교계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자료이다. 고려 우왕 4년(1378) 판본이 보물 제705호로 지정되어 있다.

범어사에서 소장하고 있는 『불설대보부모은중경』도 삽화를 곁들인 조선 전기의 판본으로 조선 전기 불경간행의 역사와 국어사 및 판화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또한 조선 전기 안동 광흥사의 목판 인쇄술 역량과 더불어 사상적 경향을 파악하고 당대 판화를 연구할 수 있는 중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