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상·하단부의 화면이 찢겨져 비교적 심하게 훼손된 상태이다. 화면의 찢겨진 부분을 통해, 화면 뒷면에 배접한 종이에 나한상 밑그림(草本)이 엿보인다. 그리고 배면에는 주색의 옴자 기원문(眞言文)을 기술하고 있다.

본 작품 역시 앞서 기술한 독성도와 마찬가지로 천태산을 배경으로 석장과 염주를 각각 쥐고 바위에 앉은 존자를 배치하였는데, 조선후기 나한도와 고승 영정 도상의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보인다. 인물의 좌우측에는 經書가 놓여 있고, 향우측에는 까치 2마리가 앉아 있는 老松 한 그루가 배치되어 있다. 존자의 육신은 살색(朱具)이고, 육신선은 먹선 위에 주선을 겹쳐 그었으며, 윤곽선에 따라 주색을 약간 바림하여 음영을 주고 있다. 장삼은 군청을 바르고 짙은 먹선으로 의습선을 표현하였으며, 옷고름은 흰색을 바르고 굵은 먹선으로 윤곽선을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다. 가사는 주색으로, 그 안쪽은 백색을 바르고, 윤곽선은 먹선으로 처리하였다. 왼손에 걸친 가사의 모서리에는 황색 바탕에 흰색의 ‘天’字를 기술하고 있다. 존자의 왼손에 쥔 석장은 엷은 먹선으로 음영을 주어 바르고, 먹선으로 나무의 비늘 결을 표현하였으며, 지팡이 꼭지부분은 朱雀의 頭部를 하고 있다. 훼손이 심한 두광은 백녹으로 바르고, 신광은 흰색과 청색을 엷게 발라, 외곽에는 흰색과 검은색으로 각각 테두리를 둘렀다. 老松의 줄기부분은 먹으로 음영을 주고, 비늘과 윤곽선은 먹선으로 묘사하였으며, 松葉은 녹청안료를 두텁게 바른 뒤, 일정한 간격으로 음각선을 새겨넣어 針葉을 표현하고 있다. 바위는 황색과 청색으로 나타내고 윤곽선은 먹선으로 표현하였는데, 윤곽선에 따라 검은색과 흰색을 섞어 덧칠하여 바위에 질감을 주고 있다. 화면 하단 중앙에 화기란이 위치하나, 화기는 기술되어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