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蔚菴堂敬儀 대선사의 영정을 그린 것으로 화면 향우측 상단에는 먹색 바탕에 백색으로「蔚菴堂敬儀大禪師之眞」라는 화제를 적고 있으나 거의 박락된 상태이다. 반대편 상단에는 엷은 주색 바탕에 위에 기술한 찬문이 적혀 있다.

화면의 중앙에는 대선사가 좌안7분면으로 향좌측을 향해 화문석 위에 가부좌한 상으로 밑그림선(下描線)이 드러나 보인다. 오른손은 염주를 쥐고, 왼손은 주장자를 쥐었으며, 등뒤에 의자 등받이가 배치되어 있다. 대사의 육신은 황토를 바르고, 윤곽선은 붉은 갈색 세선으로 처리하였다. 눈은 가는 먹선으로 상검선을 아래 위 속눈썹을 그렸으며, 눈주변에 안와선을 그어 노승의 모습을 표현하였다. 눈동자는 갈색을 엷게 바르고 먹점으로 동공을 찍었다. 입술은 주색을 바르고, 먹선으로 입술과 윗입술을 경계짓고 있다. 얼굴의 광대뼈 부분에 농담의 변화를 주어 음영을 표현하였다. 원정상의 모발은 백색과 농묵의 가늘고 짧은 단선을 번갈아 표현하였으며, 턱수염은 백색 세선으로 노승의 모습을 섬세하게 묘사하였다. 이공(耳孔)에도 가는 백색과 먹선으로 모근 표현을 하였다.

승복은 백색 장삼 위에 붉은 가사를 착용하였다. 장삼은 백색을 펴바르고, 그 위에 의습표현을 하였는데, 음영처리보다는 담묵선을 다용하여 선조로 처리하고 있다. 왼손에 쥔 주장자는 상하단의 끝부분에 금분을 발라 금속재질을 표현하였다. 붉은 가사의 향우측 모서리와 그 반대편 모서리에 ‘天’자와 ‘王’자가 군청색 바탕에 백색으로 적혀 있다. 대사의 등뒤에 배치된 등받이는 밝은 군청색 천이 씌워져 있고, 그 좌우 가장자리(周緣)에는 연속 연화당초문으로 장식되어 있다. 화면 상단의 배경은 녹색을 바르고 먹선으로 운문과 칠보문으로 메우고 있다. 바닥에 깔린 화문석은 백색 바탕에 담묵으로 결을 표현하고 흑색과 주색의 문양이 표현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본 작품은 백색이 많이 가미되어 다소 가라앉지 못한 요소가 보이나, 대사의 안면묘사에서 약간 눈을 찌푸린 표정이 고승의 심성을 미묘하게 표출하여 사의(寫意)적인 면이 드러나는 우수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인물의 포즈와 등받이 배치가 전혀 어울리지 못하여, 별개의 것이 화면 속에 배치되었다는 느낌을 특히 강하게 주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적어도 제작시기는 19세기로 보아도 무방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