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배경으로 암좌에 앉아 세상 인간의 온갖 번뇌의 소리를 들어주는 자애로운 모습의 관음상은 고대부터 인기있는 도상으로, 각 시대 각 지역에 존재하는 관음상의 유례가 그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본 작품은 역시 자애의 이미지를 시각화한 관음보살도로서, 관음전 전각의 관음불상의 후불화이다. 크기는 2m를 넘는 방형에 가까운 비교적 큰 작품으로, 비단 7幅을 연결하여 한 화폭을 이루고 있다. 사각형의 화면에 커다란 원을 그리고, 그 원 안에 도상을 배치하여, 마치 고려불화의 수월관음도처럼 둥근 달을 상징하듯이 관음도상을 감싼 거신광을 표현하고 있다. 관음상(坐像高 94.8㎝)은 해수면 위로 솟은 암좌에 오른손으로 바닥을 짚고, 왼손은 왼쪽 무릎위에 걸친 편안한 정면향의 유희좌 모습으로 크게 부각되어 있다. 관음상이 착의한 백색 베일은 보관에서 부터 양 어깨를 감싸고 발아래로 곡선을 이루며 몇 가닥으로 흘러내리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영락장식과 주색 영락 띠가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특히 관음이 앉은 암좌는 금분 바탕에 녹청안료로 인화문을 묘사하여 화려함을 더하고 있고, 백색 바탕의 바위면에도 역시 인화문을 흩뜨리고 있어 이색적이다. 관음의 왼쪽 발언저리 건너편의 나즈막한 언덕바닥에는 관음을 경배하는 합장형의 선재동자를 배치하고, 그 반대측에는 허리를 다소 구부리면서 관음을 향하는 2명의 인물상이 있다. 관음의 오른쪽 어깨 뒷편 암좌 바닥에는 금색 정병이 놓여 있고, 그 뒤편에 청색 삼족 향로가 배치되어 있으며, 위쪽으로는 靑鳥 한 마리가 날고 있다. 관음의 광배 주변에는 대나무와 운문이 배경을 이루고 있다. 이 같은 도상을 갖춘 관음상은 고려 14세기와 조선전기의 수월관음도 도상이 종합화된 것으로 조선후기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화면의 색조가 밝고 화려하며 백색안료와 금분이 눈에 두드러지고, 필선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화면 하단 좌우 양측에는 화기란(向右側 縱10.7 橫65.6㎝, 向左側 縱10.7 橫65.8㎝)을 두고, 그 안에 묵서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