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성보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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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십지경론

朝鮮(1557年), 木板本, 33.9×22㎝

 

梵魚寺 十地經論



이 책은 인도의 天親(또는 世親이라고도 한다)이 《十地經》에 대해 주해한 것을 북인도의 菩提流支가 508년경에 한역한 것이다. 《十地論》 또는 《地論》이라고도 부른다. 경우에 따라서는 第一 <歡喜地>의 이름까지 붙여 《十地經論初歡喜地》라고 하기도 한다.

天親은 본래 소승 학도였는데, 어느날 《십지경》을 독송하는 소리를 듣고 홀연히 깨달아 대승에 귀의하게 되어 대승을 깊이 연구하고 찬양하였다고 한다. 그가 대승으로 귀의하게 된 동기가 《십지경》에 있었기 때문에 그의 저술 중 이 《십지경론》이 그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저술이 된다고 하겠다.

보살의 수행 단계를 구분하여 十地 혹은 十住라고 하는데, 歡喜地·離垢地·明地·焰地·難勝地·現前地·遠行地·不動地·善慧地·法雲地가 그것이다. 이는《화엄경》의 十地品과 동일한 내용인데, 《화엄경》의 성립이 먼저냐 이 경이 먼저냐하는 논란이 있지만, 《십지경》은 형식상 완전히 독립된 경전의 체제를 갖추고 있고, 천친도 이 경전을 독립된 경전으로 인식하고 주해를 붙인 것이었다.

이 책이 언제 우리나라에 전래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간본으로는 고려대장경에 수록되어 전하였다. 조선시대 들어서 간행되고 유포된 사정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범어사에 전하고 있는 판본들을 살펴볼 때, 1557년(명종12) 황해도 瑞興의 星宿寺에서 간행된 것이 가장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는 釋珪가 주관한 간본 과 靈壹이 주관한 간본 두 가지가 전하는데, 刊記만 차이가 있을 뿐 刊板은 동일한 것이다. 이 간행사업이 당시 普雨와 天則 등 大禪師들의 발원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많은 량이 간행된 대사업이었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본다. 이후 1635년(인조13) 간본과 간행년도 미상의 것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星宿寺本을 복각한 것이다.